AI로 주가 패턴을 분석해 미국 주식 승률을 검증하는 DDKM Studio 시리즈 대표 이미지

[제 1편] AI로 주가 패턴을 분석해 승률을 검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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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DKM

6월 14, 2026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적으면 거창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5년 동안 풀지 못한 작은 답답함 하나, 그게 출발점이었습니다.

그 답답함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실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는지를 이 글부터 차례로 풀어보려 합니다. 먼저, 제가 어쩌다 이걸 직접 만들게 됐는지부터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코로나 급반등, 그리고 5년간의 조건검색식

제가 미국 주식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2020년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시장이 폭락했다가 무섭게 반등하던 시기. 그 강렬한 상승장을 겪으며 저는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좋은 종목을 미리 골라낼 수만 있다면.” 그렇게 시작된 종목 발굴에 대한 집착이 5년을 갔습니다.

제가 매달린 도구는 키움증권 HTS의 조건검색 기능이었습니다. 써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이동평균선, 볼린저밴드, 일목균형표 같은 보조지표를 조합해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종목을 찾아라”는 나만의 검색식을 짜는 기능입니다.

저는 최고의 검색식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유료 강의를 결제해 듣고, 차트 분석 책을 쌓아두고 읽었습니다. 이동평균선 정배열, 거래량 급증, 볼린저밴드 상단 돌파, 일목균형표 구름대 상향 돌파. 좋다는 조건은 다 넣어봤습니다. 안 되면 빼고, 다시 조합하기를 수백 번. 검색식 하나를 며칠씩 붙들고 튜닝한 적도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승률을 몰랐다

그렇게 5년을 보내고 나서, 어느 날 한 가지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 검색식으로 걸러진 종목들, 실제 승률이 얼마지?

부끄럽게도 저는 답을 몰랐습니다. 검색식은 매일 아침 종목을 쏟아냈습니다. 다섯 개, 열 개, 어떤 날은 수십 개. 그런데 그 종목들을 실제로 다 샀다면 몇 번 이기고 몇 번 졌을지, 평균 얼마를 벌거나 잃었을지를 저는 단 한 번도 숫자로 확인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직접 계산해보려 했습니다. 곧 포기했습니다. 검색식 하나가 과거 몇 년간 매일 뽑아낸 수백, 수천 개의 종목을 일일이 추적해서, 그 후 며칠간의 수익률을 전부 집계하는 일. 엑셀로 며칠을 끙끙대다 깨달았습니다. 이건 개인이 손으로 할 수 있는 양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막연히 “잘 되겠지” 생각만 한 채, 검증되지 않은 검색식으로 또 종목을 사고팔았습니다. 5년 동안이나.

조건검색식은 매일 종목을 뽑아내지만 실제 승률은 알 수 없다는 문제를 보여주는 도식

숫자로 증명되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

이건 사실 제 성향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상태였습니다.

저는 본업에서 늘 숫자로 증명하는 방식으로 일합니다. 근거 없는 확신을 싫어합니다. “느낌이 좋다”는 말로 내려진 결정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데이터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 발도 움직이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정작 제 돈이 걸린 투자에서는, 5년간 다듬은 검색식의 승률조차 모른 채 감으로 사고 있었습니다. 일에서는 그렇게 깐깐하면서, 투자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검증조차 건너뛰고 있었던 겁니다.

이 모순을 자각한 순간, 더는 이대로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색식이 실제로 돈을 버는지부터 숫자로 확인하지 않으면, 5년을 더 해도 똑같을 테니까요.

AI가 막힌 길을 뚫었다

문제는 방법이었습니다. 검증을 하려면 수년치 데이터를 프로그래밍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코드를 한 줄도 짤 줄 모릅니다. 몇 년 전이었다면 여기서 그냥 끝났을 겁니다.

판을 바꾼 건 GPT와 Claude 같은 AI의 등장이었습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제가 검증하고 싶은 매수 조건의 논리를 AI에게 설명합니다. 그러면 AI가 그것을 실행 가능한 코드로 옮겨줍니다. 저는 그 코드를 제 PC에서 돌려, 2005년부터 현재까지 약 20년치 실제 미국 주식 데이터에 조건을 적용합니다. 그 결과를 다시 AI와 함께 해석하고 다듬습니다.

역할이 분명하게 나뉩니다. 저는 “무엇을, 왜 검증할 것인가”를 정합니다. AI는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지를 맡습니다. 전략의 방향을 잡는 건 사람이고, 그걸 코드로 실현하는 건 AI인 셈입니다.

이 분업 덕분에, 코딩을 못하는 개인도 자기만의 정량 검증 시스템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기관이나 전문 퀀트의 전유물이던 영역이, 개인에게 열린 겁니다.

왜 국내가 아니라 미국이었나

여기서 한 가지 갈림길이 있었습니다. 같은 검증을 국내 주식에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국 주식을 택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 시스템의 심장은 결국 데이터입니다. 많은 데이터로 조건을 검증하는 게 전부인데, 그 점에서 미국 시장은 국내와 체급이 다릅니다.

미국 시장은 상장 종목 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거래대금과 수급의 두께도 차원이 다릅니다. 이게 왜 중요한가. 백테스트란 결국 “이 조건이 과거에 몇 번 나타났고, 그때마다 결과가 어땠는가”를 세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표본이 많을수록, 어떤 결과가 우연인지 진짜 패턴인지를 더 또렷하게 가려낼 수 있습니다. 표본이 적으면 몇 번의 운 좋은 거래가 전체 통계를 왜곡합니다.

거래가 두껍다는 건 또 다른 이점을 줍니다. 백테스트에서 아무리 좋은 수익이 나와도, 실제로 그 가격에 사고팔지 못하면 그림의 떡입니다. 거래대금이 큰 종목일수록 이 괴리가 작습니다. 검증 결과가 실전에서도 비슷하게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거래가 얇은 종목은 백테스트상으로만 돈을 벌고, 막상 사려 하면 호가가 튀어 체결조차 안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오해는 마시길 바랍니다. 국내 시장이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데이터로 검증하는 제 방식에는, 데이터가 더 풍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미국 시장이 더 맞는 토양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만들었나 — 6단계

막연한 아이디어를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바꾸려면, 과정을 단계로 쪼개야 했습니다. 제가 거친 흐름은 크게 여섯 단계입니다. 이 시리즈도 이 순서를 따라갑니다.

AI 주가분석 시스템 구축 과정을 데이터 수집부터 실전 적용까지 6단계로 정리한 흐름도

1단계, 데이터 수집. 분석의 재료인 주가 데이터를 모읍니다. 수천 개 종목의 약 20년치 가격과 거래량이 출발점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여기서 데이터가 부실하면 뒤가 전부 무너집니다.

2단계, 지표 계산. 모은 가격을 그대로는 못 씁니다. 이동평균선, 거래량 비율, 신고가 대비 위치 같은 수십 개의 지표를 종목마다 숫자로 계산해둡니다. 제가 HTS에서 눈으로 보던 보조지표들을, 이번엔 데이터로 다루기 시작하는 지점입니다.

3단계, 정답 정의.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성공한 매수”가 무엇인지부터 규칙으로 못 박아야 합니다. 며칠 안에 몇 퍼센트가 오르면 성공이고, 얼마나 빠지면 실패인가. 이걸 숫자로 정의하지 않으면 “승률”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4단계, 데이터셋 구성. 데이터를 학습용·검증용·시험용으로 나눕니다. 시험용은 학습 과정에서 절대 보여주지 않습니다. 공부한 문제가 아니라 처음 보는 문제로 실력을 평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분리를 어기면 모든 검증이 자기기만이 됩니다.

5단계, 학습과 검증. 비로소 AI가 패턴을 학습합니다. 그리고 학습에 쓰지 않은 과거 기간에 적용해, 우연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아이디어는 미련 없이 버립니다.

6단계, 실전 적용. 검증을 통과한 시스템을 매일의 새 데이터에 적용해 조건에 맞는 종목을 찾아냅니다. 5년 전 제가 그토록 만들고 싶었던 “조건검색식”이, 이제는 승률이 검증된 형태로 매일 돌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게 두 개의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이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 것이 DDKM AI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검증을 거듭하다 보니,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두 개로 갈라졌습니다. 시장에는 서로 다른 국면이 있고, 이기는 방식도 하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시장이 급락한 뒤 강하게 반등하는 종목을 포착하는 AI 모델입니다. 평소엔 거의 신호를 내지 않습니다. 그러다 시장이 무너진 뒤, 바닥에서 신호를 냅니다. 신호가 떴을 때의 백테스트 승률은 약 80%에 달했습니다. 자주 쏘지 않는 대신 쏠 때의 적중률이 높은, 저격수에 가까운 시스템입니다.

다른 하나는 윌리엄 오닐의 컵 위드 핸들(Cup with Handle) 기법을 분석해 만든 돌파 전략입니다. 강한 실적을 갖춘 성장주가 신고가를 돌파하는 순간을 노립니다. 이쪽은 흥미롭게도 승률이 절반에 못 미칩니다. 그런데도 돈을 법니다. 이길 때 크게 이기고 질 때 작게 잃도록 설계해, 손익비가 2를 넘기 때문입니다. 열 번 중 여섯 번을 손절하고도 전체로는 플러스가 되는 구조입니다.

승률 80%의 저격수, 그리고 승률은 낮아도 손익비로 이기는 돌파 전략. 이기는 방식이 정반대인 두 시스템을 왜 함께 굴리는지, 각각이 어떤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지는 다음 글들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반등 포착 AI 모델과 성장주 돌파 전략의 승률과 손익비를 비교한 표

이 시리즈에서 다룰 것

미리 분명히 해둘 게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이 종목을 사라”는 글이 아닙니다. 특정 종목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 글에 등장하는 백테스트 결과 역시 과거 데이터를 검증한 수치일 뿐,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전하려는 것은 종목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5년간 검색식만 만들던 한 개인이, AI를 도구 삼아 어떻게 자기 전략을 검증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꿔갔는가. 그 시행착오를 가능한 한 솔직하게 공유하려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첫 단계인 데이터 수집부터 시작합니다. 수천 개 종목의 20년치 데이터를 모으는 일이 왜 생각보다 까다로웠는지, 그 과정에서 제가 하마터면 빠질 뻔한 함정이 무엇이었는지를 다루겠습니다.

5년간 검색식만 만들던 사람이 그것을 검증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꿔간 첫걸음. 다음 편에서 같이 따라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 문의사항 :  intothepado@gmail.com